나는 행복한 사람일까?
행복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일상 속 작은 것들을 인식할 때 우리는 더 행복해집니다.
행복의 압정을 뿌려두고,
세 잎 클로버처럼 흔한 행복을 발견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의 일상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10대, 20대 때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학교 다니고, 친구들과 어울리고, 여행 다니고, 시험 보고, 취업 준비하고.
하루하루가 길게 느껴졌고, 1년이 마치 몇 년처럼 느껴지던 시절이었습니다.
고등학교 3년이 얼마나 길었는지, 대학교 4년 동안 얼마나 많은 일들이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정말 그렇습니다.
그런데 30대는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겠어요.
정신없이 일하고, 회식하고, 결혼하고, 아이 낳고, 집 마련하고.
뭔가 열심히 살았는데 돌아보면 휙 지나가버린 느낌입니다.
분명히 10년이라는 시간인데, 체감상으로는 몇 년 안 된 것 같아요.
40대 이후에는 그 속도가 더 빨라진 것 같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 들었던 어른들의 말씀처럼 나이가 들 수록 시간이 점점 빨리 가는 것 같아요.
잠시 생각해 보았습니다. 왜 그럴까?
예전에 어디선가 읽은 글이 떠오릅니다.
어릴 때는 모든 것이 새로웠어요.
처음 경험하는 일들이 많으니 뇌가 열심히 기록했을 겁니다.
어릴 때 엄마가 차려주신 맛있는 반찬의 밥상, 중학교 가기 위해 머리를 짧게 잘랐던 기억,
계속 넘어지면서도 자전거 배우기위해 노력했던 일들, 학교 친구들과 재미있었던 기억들,
밤 하늘에서 오리온 별자리를 발견하곤 신기해 했던 것 까지.
이런 것들이 강렬하게 기억에 남아서 시간이 길게 느껴졌던 거예요.
하지만 나이가 들수록 익숙한 일들의 반복입니다.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고, 자고. 뇌가 굳이 기억할 필요를 못 느끼는 걸지도 몰라요.
비슷한 날들이 반복되니 뇌가 압축해서 저장하는 겁니다.
그래서 시간이 빨리 가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라고 하더군요.
이렇게 시간에 대해 생각하다 보니, 문득 또 다른 질문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행복하게 살고 있는 걸까?
바쁘게 살았는데, 그래서 행복한가?
저는 불행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행복하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면이 많지만 저는 지금의 저로도 행복하다고 생각합니다.
왜 행복할까? 어떻게하면 온전하게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행복을 느끼고 있을까?
생각들이 이어졌습니다.
그래서 행복에 대해서 좀 더 깊이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행복이란 대체 뭘까요?
어떻게 하면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에서 글도 읽어보고,
예전에 TV에서 봤던 내용도 떠올려 봅니다.
행복이 일상이 되도록
행복에 대한 이야기들을 찾아봤어요.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꽤 있었어요.
그런데 저에게는 “노력하세요”, “긍정적으로 생각하세요"와 같은 뻔한 조언보다는
과학적으로 뇌의 인식에 대해 설명한 것이 더 와닿았습니다.
어느 심리학 교수는 이런 말을 했다고 해요.
행복은 강도가 아니라 빈도라고요.
처음에는 무슨 말인가 싶었습니다.
로또에 당첨되거나 큰 성공을 거두면 엄청나게 행복할 것 같지 않나요?
그런데 연구 결과는 좀 달랐습니다.
실제로 로또 당첨자들을 추적 조사해봤더니,
당첨 1년 후에는 일반인과 행복감에 별 차이가 없었다고 해요.
사람은 적응하는 동물입니다.
아무리 좋은 일이 생겨도 시간이 지나면 익숙해져요.
새 옷을 샀을 때의 즐거움, 처음 차를 샀을 때의 기쁨, 새 집으로 이사했을 때의 설렘, 승진했을 때의 뿌듯함.
이런 것들이 처음에는 정말 행복하지만, 몇 달 지나면 그냥 일상이 되어버립니다.
그래서 한 방에 터지는 큰 행복보다는 작은 기쁨을 자주 느끼는 것이 전체적인 행복감을 높인다는 거예요.
행복의 총량은 한 번의 강렬한 기쁨보다 여러 번의 소소한 기쁨이 더 크다는 이야기입니다.
누구셨더라? TV에서 봤던 뇌과학자분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얼핏 지나가며 TV에서 봤던 건데,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행복하려면 일상에 행복의 압정을 뿌려두라고 했습니다.
압정이라니 좀 아플 것 같은 표현인데 의미는 이렇습니다.
일상 곳곳에 작은 행복의 요소들을 심어두고,
그것을 발견할 때마다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의식적으로 인지하라는 거예요.
예를 들면 아침에 마시는 커피가 맛있다면 그냥 무심코 마시지 말고
“아, 이 커피 맛있다. 나 지금 행복하네"라고 의식적으로 느끼라는 겁니다.
퇴근 후 집에 돌아왔을 때 가족이 반겨준다면, 그 순간을 그냥 흘려보내지 말고
“이런 게 행복이구나"라고 인식하라는 거예요.
행복한 기억을 자주 떠올리고,
지금 이 순간 내가 행복하다는 것을 인식할 때 우리 뇌는 더 행복하다고 느낀다고 합니다.
뇌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에 반응해요.
행복하다고 자주 인식하면 뇌가 정말 행복하다고 받아들입니다.
반대로 불행하다고 자주 생각하면 뇌도 불행하다고 받아들여요.
그래서 같은 상황에서도 어떻게 인식하느냐에 따라 행복감이 달라진다는 겁니다.
이게 단순히 긍정적으로 생각하라는 말과는 조금 달라요.
억지로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게 아니라,
이미 존재하는 좋은 것들을 알아차리라는 거예요.
인터넷에서 보았던 어느 에세이도 기억에 남습니다.
네 잎 클로버와 세 잎 클로버 이야기였어요.
어느 엄마가 아이와 산책하다가 클로버밭을 만났다고 합니다.
아이가 네 잎 클로버를 찾자고 해서 한참을 찾았는데 네 잎 클로버 찾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엄마가 아이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하네요..
사람들은 네 잎 클로버를 찾으면 행운이 올 거라고 기대하는데
하지만 네 잎 클로버는 찾기 힘들 정도로 드물다고…
반면 세 잎 클로버는 우리 주변에 널려 있다고..
지금 엄마와 아이 주변에 수북하게 있지 것처럼…
행운은 드물게 찾아오는 특별한 것이고, 행복은 이미 우리 옆에 있는 것이라고 엄마는 말합니다.
다만 너무 흔해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하는 것뿐이라고 아이에게 설명하는 거죠.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저도 많이 공감했어요.
우리는 항상 네 잎 클로버를 찾아다닙니다.
더 좋은 직장, 더 많은 돈, 더 큰 집, 더 멋진 차.
이런 것들을 얻으면 행복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하지만 정작 옆에 널려 있는 세 잎 클로버는 보지 못합니다.
매일 먹는 밥, 매일 만나는 가족, 매일 숨 쉬는 공기.
이런 당연한 것들이 사실은 당연하지 않은 건데 말이에요.
이런 글들을 읽으면서 내 경험을 돌아봤습니다.
내가 행복하다고 느꼈던 순간들은 언제였을까요? 기억을 더듬어봤어요.
생각해보니 거창한 순간들이 아니었습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마시는 따뜻한 커피 한 잔.
특히 겨울 아침에 따뜻한 커피를 손에 쥐고 창밖을 바라볼 때, 그 순간이 참 좋아요.
퇴근 후 동네를 천천히 걷는 산책.
아무 생각 없이 걷다 보면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 듭니다.
주말에 가족들과 함께 먹는 저녁 식사.
별거 아닌 반찬에 밥 한 공기인데, 함께 먹으니까 맛있어요.
오랜만에 연락 온 친구와의 수다. 별 내용 없는 이야기인데도 왜 그렇게 웃기는지요.
큰 프로젝트를 성공시켰을 때나 승진했을 때도 물론 기뻤습니다.
그때는 정말 뿌듯했고, 내가 해냈다는 성취감이 있었어요.
하지만 그 기쁨은 생각보다 빨리 사라졌습니다.
곧 다음 목표가 생기고, 다시 바빠지고, 어느새 그 성취감은 희미해졌어요.
한 달도 안 돼서 “그래서 뭐?“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습니다.
반면 소소한 일상의 즐거움은 매일 반복될 수 있는 것들이었어요.
커피는 매일 마실 수 있고, 산책은 매일 할 수 있고, 가족과의 식사도 매일 가능합니다.
이런 작은 것들이 쌓이면 꽤 괜찮은 삶이 되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이런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했습니다.
아니, 당연하다기보다는 그냥 신경을 안 썼어요.
커피 마시면서 스마트폰만 봤고, 산책하면서 업무 생각만 했고, 가족과 식사하면서도 딴 생각을 했습니다.
몸은 거기 있는데 마음은 다른 곳에 있었던 거예요.
그래서 나름대로 행복의 정의를 내려봤습니다.
행복은 멀리 있는 게 아니에요.
이미 내 일상에 있습니다.
다만 내가 인식하지 못했을 뿐이에요.
행복은 무언가를 성취해야 얻는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알아차리는 겁니다.
미래의 어떤 조건이 갖춰져야 행복해지는 게 아니라,
현재의 좋은 것들을 인식할 때 행복해지는 거예요.
이렇게 정리하고 나니 마음이 좀 편해졌습니다.
그동안 나는 행복을 너무 어렵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뭔가 대단한 것을 이뤄야 행복해질 거라고, 뭔가 특별한 일이 있어야 행복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행복은 그런 게 아니었어요.
이미 내 옆에 있었는데, 내가 보지 못했던 겁니다.
행복하게 사는 삶
앞으로는 조금 다르게 살아보려고 합니다.
거창한 목표를 세우겠다는 게 아니에요.
인생을 180도 바꾸겠다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하루하루 작은 것들에 감사하고, 행복을 자주 인식하면서 살아보려는 거예요.
아침에 커피 마실 때 그냥 습관적으로 마시지 않고, 이 순간이 좋다고 느껴보는 것.
퇴근길에 하늘을 한번 올려다보는 것.
가족과 밥 먹을 때 스마트폰 좀 내려놓고 대화하는 것.
친구에게 먼저 연락해보는 것.
이런 사소한 것들입니다.
뇌과학자가 말한 것처럼 일상에 행복의 압정을 뿌려두려고 해요.
아침 커피, 점심 산책, 저녁 가족 시간.
이런 것들을 그냥 흘려보내지 않고, 그때마다 “아, 지금 이 순간이 좋다"고 의식적으로 느껴보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어색하겠지만, 습관이 되면 자연스러워지지 않을까요?
시간은 어차피 빨리 갑니다.
30대도 그랬고, 40대도 그렇고, 아마 앞으로는 더 빠를 거예요.
나이 들수록 시간은 가속도가 붙는다고 하니까요.
그렇다면 그 시간 속에서 행복을 자주 느끼는 게 낫지 않을까요.
큰 행복 한 번 기다리다가 인생 다 가는 것보다는요.
세 잎 클로버는 이미 내 옆에 널려 있습니다.
네 잎 클로버를 찾아 헤매느라 정작 옆에 있는 것들을 놓치고 싶지 않아요.
물론 네 잎 클로버가 눈앞에 나타나면 좋겠지만, 그게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세 잎 클로버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수 있으니까요.
이 글을 읽는 분들도 한번 생각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나는 행복한가? 내 일상에 어떤 행복들이 있나?
혹시 네 잎 클로버만 찾느라 옆에 있는 세 잎 클로버를 놓치고 있지는 않은가요?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행복을 찾아가며, 우리 모두 잘 살아봅시다.
대단한 행복이 아니어도 괜찮아요.
소소한 행복이라도 자주 느끼면 그게 좋은 인생 아닐까요.
오늘 하루도 수고 많으셨고,
내일도 작은 행복들 많이 발견하시길 바랍니다.